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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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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닫습니다
2년 반쯤 전 처음 블로깅을 시작할 때의 목적은 분명했습니다. '소통'이었지요. 대상이 이미 알고 지내던 가까운 사람들이든, 검색이나 링크 또는 트랙백을 타고 들어오는 미지의 사람들이든, 혹은 그냥 뭉뚱그려 세상이든, 소통을 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자는 것이 첫 의도였던 것으로 기억이 됩니다. 소통을 위한 수단으로 블로그를 택하고, 소통의 재료로 사진과 음악과 글을 골랐습니다. 세 가지 모두 나름대로 오래 전부터 혼자 해오던 것들이라 컨텐츠를 생산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거라 생각했고, 또 다른 사람들과 광범위하게 생각을 나누고 의견을 교환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기 쉬운 재료들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기실 블로그에 간판을 Photune이라고 달았던 것도 그런 의도에서였어요. 쉽게들 짐작하셨겠지만, Photune은 Photograph와 Tune의 합성어입니다. 사진과 음악을 매개로 사람들과의 소통과 조화를 꿈꾼다는 소박한 의미가 들어있었습니다. 시작은 이렇게 건전했지요. 시간이 꽤 흘러 이곳에 축적해 온 것들을 돌아보니 처음의 의도와는 상반된 방향으로 흘러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과 음악은 게으름 탓에 뒷전으로 밀리고 온통 잡글로만 채워져 왔더군요. 그것도 소통을 전제로 한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제 생각의 전달과 푸념으로 가득찬 글들이네요. 심지어 악플에는 악플로 대처한다는 생각으로 몇몇 댓글에 대해 달아놓은 제 댓글들은 과연 제게 소통의 의지가 있었던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그냥 호전적인 태도만을 변함없이 유지해 온 것 같더군요. 부끄러움 속에 반성과 고민을 거듭한 끝에 그만 간판을 내리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문을 닫으며 마지막으로 아무에게도 쉽게 할 수 없었던 이야기, 그러니까 제가 살아온 짧은 날들 중 일부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할까 생각도 했습니다. 여기 이 블로그가 제게 가졌던 의미나 이곳에서 제가 쏟아낸 것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에 대한 약간의 설명이 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하지만 아무래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지 않은 데다, 자칫 변명처럼 구차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이야기한다 해도 비겁한 삶에 대한 합리화에 지나지 않을 테고, 어쩌면 치부일 수도 있는 부분을 굳이 불특정 다수를 향해 공개할 필요는 없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말없이 떠나려다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남기는 건 적은 수지만 그간 이 곳에 종종 걸음해 주셨던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누추하고 보잘 것 없는 곳에 꾸준히 들러주시고 길고 재미없는 글들 읽어주신 데 대하여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아울러, 지나치게 거침없는 제 표현이나 글의 내용 등으로 인해 혹여 상처 받은 분이 계신다면 부디 용서하십시오. 깊이 사과 드립니다.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이 곳을 운영하면서 저는 일상 속에서는 들어줄 사람을 찾기 힘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아무런 제재나 검열 없이 마음껏 써내려갈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극단적인 마이너리티의 시각과 견해들이었지만, 자신의 생각과 예측을 온라인 공간에서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감옥에 갇히는 시대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거리낌 없이 하고픈 말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비록 읽히지 않아도 글을 쓰는 것이 제겐 충분히 의미가 있었습니다. 아마 그래서 최초에 계획했던 소통에는 실패한 것이겠지만요. 마지막까지 재미없는 장광설만 늘어놓아 송구스럽습니다. 음악 하나 드리고 갈게요. 부디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모두 잘 되기를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이장혁, 스무 살 -


P.S.
티스토리에서 블로그에 음악 파일을 첨부할 때 자동으로 저작권 관련 여부를 검사해서 "저작권 위반 의심시" 음악이 재생되지 않도록 하는 기능을 적용시켰네요. 위의 음악은 외부 서버에 탑재 후 링크로 연결했습니다만, 어차피 앞으로는 이 곳에서 음악 이야기를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되었군요. 물론 지금까지 제가 소개한 모든 음악은 제가 가진 CD에서 직접 음원 파일로 추출한 것입니다. 하지만 웹사이트에서 다운로드가 아닌 스트리밍 형태로 음악을 공유하는 것이 불법이라면, 카페나 백화점, 옷가게에서 음악을 틀어놓는 것도 불법으로 단죄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4년 전 뮌헨의 Marienplatz에서 만난 한 거리 음악가(그는 기타를 치며 Sting의 Englishman in New York과 U2의 One을 불렀습니다)가 그의 연주와 노래를 듣기 위해 주위에 모여선 사람들에게 했던 말 중 한 마디를 전하며 마칩니다.

"Music is free. Money is for me and my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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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가치 없는 인생
[한겨레 기사] 솔직히 말하면, 한국사람 솔직하지 않더라

공감할 수 있는 데가 많다. 특히, "...그래서 반성하고 5시에 칼퇴근을 시킨 거에요. 한국도 회식 같은 거 하면 안 돼요..." 부분. 엊그제 나는 11시에 퇴근했고 오늘은 가기 싫은 회식자리에 끌려가 일주일에 60시간씩 쳐다보는 지겨운 사람들 얼굴을 마주하며 역한 술을 목구멍에 털어넣고 광대같은 웃음을 흘려야 한다. 게다가 분명 법적으로 주 5일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요일에는 똑같은 사람들을 다시 만나서 꼭두새벽부터 오르기 싫은 산에 올라야 하고 일요일에는 사무실에 다시 출근해야 할지 모른다. 이런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가.

+) 그나저나 기사 제목이 인터뷰 내용과 영 딴판이다. 한겨레도 이제 섹시해지고 싶은 건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서린이 한국에 사는 건, 그가 한국인의 전형적인 삶의 모습에 일정 정도 거리를 두고도 먹고 살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는 '영어를 구사하는 백인'이기 때문일 게다. 이것도 한국 사회의 더러운 모습 중 하나다.
Tag : 야근, 캐서린, 한겨레 신문, 한국, 회사, 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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